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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개소식 김용진 대표 인사말 | 2013.05.09 |
, 여러 시민사회 언론단체 대표님들, 학계 선생님들.
오늘 여기서 지난 1년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50만 원짜리 중고 캠코더와 낡은 노트북으로 시작했습니다. MBC와 KBS, YTN, 국민일보 해직기자·PD, 언론노조 파견자들 몇 명이 뭉쳤습니다. 언론노조 회의실 한 켠에서 일주일에 3~4일씩 날밤을 새웠습니다. 뭔가에 단단히 홀렸고, 뭔가에 단단히 빠져서 미친 듯이 취재하고 편집했습니다. 그 무언가는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바로 자유언론과 독립언론이었습니다.
이름만 공영인 거대 방송과 족벌·재벌 신문이 애써 외면하거나 용기를 못 냈던 사안을 거침없이 다뤘습니다. 그들이 고위공직자와 권력자들에게 아첨하고 눈치 보느라 감히 묻지 못했던 질문을 뉴스타파는 사정없이 던졌고 집요하게 마이크를 갖다 댔습니다. 때로는 욕을 먹고 때로는 개처럼 끌려가고, 때로는 그들이 탄 자동차 바퀴에 발이 깔리고 밀쳐져서 넘어져서 뼈가 부러지고.
수많은 국민과 시민께서 호응을 해주셨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인터넷 댓글로 또는 밤샐 때 먹으라고 보내주신곡에서 세계 각지에서 후원금이 답지(遝至)했습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뉴욕에서 사는 교포가 편지를 보내오셨습니다. 봉투를 열어보니 안에는 꼬깃꼬깃한 500달러짜리 수표가 들어 있었습니다. 힘겹게 이민생활을 하며 모은 피 같은 돈이었습니다. 뉴스타파를 보는 낙으로 산다는 자필 편지도 들어 있었습니다.
이 같은 후원자 한 분 한 분의 성원과 지지로 오늘 여기 작은 사무실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사무실 벽에는 보시다시피 감히 저희가 리영희 선생, 송건호 선생님의 사진을 내걸었습니다. 저희가 리영희, 송건호 선생님의 후예라고 아직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습니다만 이 선배님들의 뜻을 항상 잊지 않고 정진하겠습니다.
또 동아투위 등 여러 언론 선배님들이 일신의 안위를 생각지 않으시고 지켜 올리신 자유 언론의 깃발을 저희도 미력이나마 함께 지키겠습니다. 그 자유언론의 깃발 옆에 독립언론의 깃발도 함께 세우겠습니다.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새로운 언론을 만들겠습니다. 주권자인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오로지 진실만을 추구하고 진실에 헌신하는 저널리즘을 추구하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후원자 여러분과 시민사회 언론단체, 언론계 선후배들의 변함없는 격려와 성원 또 따끔한 질책 기다리겠습니다. 뉴스타파가 지난 1년을 보냈던 언론노조 시절의 초심을 항상 잃지 않겠습니다.
2013. 3. 27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대표 김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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