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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목격자들 공모(10월) 결과 안내2025.11.10

독립다큐 플랫폼 뉴스타파 ‘목격자들’ 공모에 지원해 주신 창작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영화제 프로그래머, 다큐멘터리 작가, 다큐멘터리 PD, 뉴스타파 제작진 등으로 구성한 심사위원회에서 지원작을 꼼꼼히 살폈습니다. 2025년 뉴스타파 목격자들 10월 공모 선정작은 아래와 같습니다.

  • 허욱 감독, <1948, 사라진 병사들: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
  • 이일하 감독, <불고기 이주사>
  • 정수은 감독, <아홉 번째 파도>

심사평

2025년 뉴스타파 목격자들 10월 정기 공모작 심사는 역사가 과거만이 아닌 현재의 문제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목소리도, 이름도, 자리도 얻지 못한 채 역사의 가장자리를 떠돌던 존재들은 다큐멘터리스트들의 눈과 손을 빌려 우리 앞에 당도하고 있습니다. 앞선 공모전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이 참가한 가운데, 심사위원들은 동시대의 현안과 강하게 접속하고 있는 세 편의 프로젝트를 지원 대상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허욱 감독의 <1948, 사라진 병사들: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는 지난 10월 뉴스타파 목격자들에 공개된 <1948, 사라진 병사들: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다>에 이어 1948년 여순 사건의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갑니다. 제주 4.3 사건 이후 동포를 학살하라는 명령을 거부하며 희생된 14연대 부대원들의 이야기가 섬세하게 포착한 풍경과 아카이브 영상, 귀중한 증언을 통해 펼쳐집니다. 그 역사의 진실을 복원함으로써 ‘반란’의 낙인을 상처로 품고 살았던 지역 공동체의 상처를 치유하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불고기 이주사>는 호루몬과 야키니쿠 등 일본의 음식 뒤에 숨은 재일조선인의 흔적을 추적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한국과 일본 모두의 역사에서 소외된 재일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꾸준하게 담아온 이일하 감독은 이 작품에서 오사카에서 도쿄, 모리오카까지 일본 곳곳을 누비며 재일조선인의 절절한 역사와 현재의 풍경을 교차로 보여줍니다.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연출과 묵직한 주제 의식이 고루 어우러진 작품이 될 것입니다.

<그 날>, <킴을 찾아서> 등 전쟁과 분단, 이산의 역사를 다룬 작품들로 많은 반향을 일으켰던 정수은 감독은 <아홉 번째 파도>를 통해 일제 강점기, 전쟁에 동원되었다 전범 재판에 회부된 조선인 포로감시원들의 이야기를 추적합니다.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식민과 전쟁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로 동시에 존재해야 했던 이들의 이야기는 역사에서 배제되고 망각된 수많은 모순과 비극을 생각케 합니다. 이와 함께, 그들을 기억하고 식민과 전쟁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본 시민사회 구성원들의 모습은 지금 한국 사회에도 좋은 시사점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선정된 프로젝트들에 축하의 말씀을 드리며 마지막까지 투철한 소명 의식을 견지하여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는 작품을 완성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또 이번 공모애 선정되지 않은 프로젝트들에도 심심한 감사를 표합니다. 다큐멘터리스트들의 노고로 담긴 귀중한 기록들이 언젠가 완숙을 거쳐 빛을 볼 것이라 믿습니다. 그 여정의 어느 시점에 뉴스타파가 함께하길 희망합니다.

2025년 11월 17일

재단법인 뉴스타파함께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