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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ICIJ 공동 프로젝트 ‘조세도피처의 한국인들 2016’ 4차 보도자료2016.04.21

- ‘아모레 퍼시픽’ 창업주 장남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 BVI에 페이퍼 컴퍼니 설립 - ‘아모레 퍼시픽’ 창업주 딸 서미숙씨도 BVI에 페이퍼 컴퍼니 설립 - 카지노기업 ‘파라다이스’ 박병룡 대표이사 관련 BVI 페이퍼 컴퍼니 발견 - 김광호 전 ‘모나리자’ 회장, 조태권 ‘광주요’ 회장도 페이퍼 컴퍼니 설립

1.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 자유를 위해 노력하시는 모든 분에게 알려드립니다.

2.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함께 지난 8개월 동안 진행해온 공동 프로젝트 <조세도피처의 한국인들 2016>의 네 번째 보도 자료입니다.

2013년 뉴스타파 <조세피난처의 한국인들> 보도 개발과 태평양 학원을 통해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고, 이후 두 차례 자택을 방문해 입장을 듣기 위해 애썼지만 서 회장은 끝까지 취재진을 피했습니다. 서영배 회장의 페이퍼 컴퍼니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정재원 기자의 리포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링크)

아모레 퍼시픽 창업주 막내딸 서미숙 씨도 BVI에 페이퍼 컴퍼니 설립

4.2. 주주는 서미숙 씨를 포함해 4명입니다. 나머지 세 명의 주주는 서미숙 씨의 세 아들로 확인됐습니다. 81년생 최 모씨, 84년생 최 모씨, 98년생 김 모 군이 그들입니다. 98년생 김 모 군은 서미숙 씨가 두 번째 결혼에서 얻은 아들로 페이퍼 컴퍼니 주주로 등재될 당시 만으로 8살이었습니다. 주주 명부에 자신과 세 아들을 동시에 올려놓은 것은 상속이나 증여 목적으로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수 있는 정황입니다. (참고자료 3) 서미숙 씨의 경우도 자산 관리를 주로 하는 싱가폴의 아이앤지 아시아 프라이빗 뱅크 (ING Asia Private Bank)가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준 중개 회사로 되어 있으며, 담당자도 오빠인 서영배씨와 같은 한국인 직원 김OO 씨였습니다. (참고자료 2)

서미숙 씨, “캐나다 이민 위해 합법적으로 외화 반출” .. 의혹 해소 안돼

4.3. 뉴스타파의 질의에 대해 서미숙 씨는 법무법인 KCL을 통해 답변을 전해왔습니다. 서 씨는 변호사를 통해 2004년부터 캐나다 이민을 준비했으며 2006년 세무당국에 신고를 하고 합법적으로 37억 원의 외화를 반출했다고 답변했습니다.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이유는, PB 직원의 권유에 따라 캐나다에 송금한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 이민을 포기한 뒤 반출한 자금을 국내로 다시 반입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서 씨의 설명에는 여러가지 미비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 투자 이민을 위해 돈을 보냈다면 그 돈은 캐나다 국내에 남아있어야 합니다. 이 돈을 캐나다에서 빼내 다른 나라에서 운용한다는 것은 투자이민용 송금이라는 당초의 목적과 맞지 않습니다. 둘째, 단순히 자산 운용을 위해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다면 세 아들을 함께 주주로 등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셋째, 서미숙 씨는 캐나다 HSBC를 통해 돈을 송금했다고 설명했는데 싱가폴에 있는 ING Private Bank의 직원이 조세 도피처에 회사를 설립해준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넷째, 서미숙 씨는 2006년 송금한 돈을 2008년에 다시 국내로 반입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버진 아일랜드의 회사를 2014년까지 유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뉴스타파는 이 같은 의문점들을 다시 물었으나 서 씨의 변호사는 더 이상 답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미숙 씨의 페이퍼 컴퍼니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심인보 기자의 리포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링크)

파라다이스 박병룡 대표, BVI 페이퍼 컴퍼니에 이사로 등재

5.1. 박병룡 대표가 이사로 등재된 페이퍼 컴퍼니의 이름은 ‘에인절 캐피털 리미티드’ (Angel Capital Limited) 입니다. 이 회사의 설립 시점은 1998년 1월 22일이며 역시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됐습니다. 페이퍼 컴퍼니 설립을 중개해 준 곳은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의 건지섬 지점입니다. 이 페이퍼 컴퍼니의 주요 활동은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에 자산 예치”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박병룡 씨는 이 회사의 단독 이사로 등재돼 있습니다. 박병룡 씨가 이사로 등재된 시점은 회사 설립으로부터 약 20일 뒤인 2월 9일입니다. (참고자료 4)

실소유주는 숨겨져 있어.. 박병룡 대표는 관리인 역할?

5.2. 98년 설립 당시 ‘에인절 캐피털 리미티드’는 무기명 주식 1주를 발행하고 주주를 Bearer로 등재해 놓았습니다. Bearer는 익명의 주주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2003년 6월에는 주주를 무기명에서 차명 주주로 교체했습니다. 차명 주주의 이름은 ‘브락 노미니스 리미티드’ (Brock Nominees Limited)와 ‘텐비 노미니스 리미티드’ (Tenby Nominees Limited)였습니다. ‘Nominee’는 차명을 의미합니다. 이 두 차명 주주 앞으로 각각 1주씩 모두 2주가 발행했습니다. 차명 주주 서비스를 제공한 기관도 역시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의 영국령 채널 제도 건지섬 지점이었습니다. 이렇게 익명과 차명으로 주주의 정체를 철저히 숨겨 실소유주가 드러나지 않게 한 동안 박병룡 대표는 계속 이 유령회사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습니다. 실소유주는 따로 있고 그는 관리인 역할을 한 건 아닌지 의혹이 가는 부분입니다. 박병룡 대표는 1996년 4월 파라다이스 그룹 기획조정실 이사로 입사한 후 최고 재무책임자를 지내는 등 주로 재무통으로 활동해왔습니다.

파라다이스 그룹과의 관계는?

5.3 파라다이스는 1999년에 처음 코스닥 상장을 시도했습니다. 박병룡 대표가 이사로 등재된 페이퍼 컴퍼니 ‘에인절 캐피털 리미티드’는 한 해 전인 1998년 설립됐습니다. 파라다이스는 5번의 시도 끝에 지난 2002년 11월 마침내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습니다. 창업주인 고 전락원 회장은 약 3,000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보유하게 돼 코스닥 최고 갑부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파라다이스가 코스닥에 상장되고 약 7개월 후에 무기명 주주가 차명 주주로 변경됐습니다.

박병룡 대표 “이전 직장의 펀드 운용을 돕기 위해 명의 빌려줬다”

5.4. 박병룡 대표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에인절 캐피털 리미티드’는 파라다이스 그룹과 무관하며 파라다이스 입사 전에 근무했던 회사의 동료들이 펀드 운용 목적으로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 때 이사로 이름만 빌려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전 직장 동료들이 1998년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면서 약 2년 전에 퇴사한 박 대표를 이사로 등기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박 대표의 이전 직장인 미국계 금융기관 뱅커스트러스트는 1999년 도이체 방크에 인수돼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에인절 캐피털 리미티드’는 모색 폰세카 내부 데이터가 유출된 시점인 2015년에도 계속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또 페이퍼 컴퍼니의 설립 목적이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에 자산 예치’라고 되어 있는 점도 펀드 운용 목적으로 회사를 설립했다는 박 대표의 해명과 배치됩니다. 특히 모색 폰세카 자료에는 박 대표가 2006년에 발급받은 여권의 사본이 포함되어 있는데, 퇴사한 지 10년이 지난 전 직장의 페이퍼 컴퍼니 운용을 위해서 여권 사본을 제공해주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지적에 대해 박 대표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랬을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답변했습니다. 박병룡 대표가 이사로 등재된 페이퍼 컴퍼니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이유정 기자의 리포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링크)

김광호 모나리자 전 회장도 조세 도피처에 페이퍼 컴퍼니

6.1. 김광호 모나리자 전 회장이 만든 페이퍼 컴퍼니는 트랜스 인터컨티넨탈(Trans Intercontinental Inc.) 입니다. 회사 설립 시점은 2008년 5월 20일이며 역시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됐습니다. 페이퍼 컴퍼니 설립을 중개해 준 곳은 홍콩의 설립 대행사 코퍼레이트 매니지먼트 서비시즈 리미티드(Copreate Management Services Limited) 입니다. 이 회사는 2012년 11월에 폐쇄됐습니다. (참고자료 5)

페이퍼 컴퍼니 존속 기간 중 인수합병으로 450억 벌어

6.2 김광호 모나리자 전 회장은 지난 1999년 이후 지금까지 열 번 넘게 기업 인수와 매각을 반복하면서 막대한 시세 차익을 벌어들인 인수 합병 전문가입니다. 조세 도피처의 페이퍼 컴퍼니가 존속하던 2008년 5월부터 2012년 11월 사이에도 김 전 회장은 웨스텍 코리아를 예림당에, 엘칸토를 이랜드에 매각해 매각 대금으로 450억 원을 벌었습니다. 뉴스타파는 이러한 매각과 페이퍼 컴퍼니가 관련성이 있는지에 대해 김광호 회장에게 여러 차례 입장을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광주요 조태권 회장, 아내와 함께 페이퍼 컴퍼니 설립

7.1 전통 도자기 업체이자 전통주인 ‘화요’의 제조사인 중견기업 광주요 그룹의 조태권 회장은 1998년 8월 12일 조세 도피처인 바하마에 ‘와 련 엔터프라이즈 리미티드’ (Wha Ryun Enterprise Limited)를 설립했습니다. 이 페이퍼 컴퍼니의 이사는 조태권 회장과 그의 아내 성복화 씨로 돼있습니다. 두 사람은 페이퍼 컴퍼니 설립 당시 거주지의 주소를 일본으로 기재했습니다. 모색 폰세카 내부 자료에는 이 페이퍼 컴퍼니가 싱가폴에 있는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고, 계좌 서명권자는 조태권 회장 부부로 한다는 문건이 포함돼 있습니다. (참고자료 6)

스위스 은행 계좌 운영.. 주주는 무기명

7.2 조태권 회장이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의 특이한 점은 주주의 정체를 익명으로 감추어 놓았다는 점입니다. 이 회사는 1달러 짜리 주식 1주 씩을 무기명 주주 1과 2에게 발행했습니다. 조 회장 부부가 이사로 등재돼 있고, 계좌 서명권자도 조 회장 부부로 해 놓은 것으로 보아 이들이 이 유령회사의 실소유주인 것으로 추측되는데, 주주의 정체를 왜 무기명으로 해두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조태권 회장은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페이퍼 컴퍼니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설립 사실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조 회장에게 자료를 보여주고 좀 더 정확한 해명을 듣기 위해 광주요 서울 사무실을 방문해 면담을 요청했지만 3주가 지난 현재까지 아무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다. 김광호, 조태권 회장의 페이퍼 컴퍼니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최경영 기자의 리포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링크)

참고자료

1.Watermark Capital 회사 등록 증명서서영배 회장 여권 사본2.ING Asia Private Bank 담당자 서명3.Weise International 회사등록 증명서서미숙 씨 여권 사본4.Angel Capital 회사 등록 증명서, 및 주주 명부, 박병룡 대표 여권 사본5.Trans Intercontinental 이사 지명서김광호 회장 여권사본6.Wha Ryun Enterprise 이사 지명서주주 명부

# 문의 : 심인보 기자 (010-3132-2651) 이유정 기자 (010-8717-5632)

※ 보도자료 원문(PDF)

2016년 4월 8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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