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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불법적 검열에 굴종하는 선례를 남기지 않겠습니다 - 방심위 심의에 대한 뉴스타파의 입장2023.10.12

권력의 불법적 검열에 굴종하는 선례를 남기지 않겠습니다.

- 방심위 심의에 대한 뉴스타파의 입장

1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는 뉴스타파의 '김만배 녹음파일' 보도를 안건으로 심의하고 '의견 진술'을 의결했습니다. 방심위가 인터넷 언론사의 보도를 심의하고 징계 절차에 들어간 것은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뉴스타파는 방심위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겠습니다. 뉴스타파의 '김만배 녹음파일' 보도가 정당한 취재와 검증을 통해 이뤄진 유력 대선후보에 대한 검증 보도였다는 점에 대해선 조금도 숨길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방심위의 결정은 사회적 합의도, 법적 근거도, 절차적 정당성도 결여돼 있습니다.

방심위는 지난 9월 21일 인터넷 언론사의 온라인 콘텐츠까지 심의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중대한 문제였지만 정당한 사회적 합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일방적 결정이었습니다. 방심위 팀장 11명을 비롯해 내·외부에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방심위는 결국 독단으로 뉴스타파의 보도를 심의에 부쳤습니다.

현행 법령에 방심위가 인터넷 언론을 심의할 수 있는 명시적 근거는 없습니다. 방심위 내부 규칙인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을 근거로 들지만, 정작 이 규칙의 상위법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는 뉴스 콘텐츠를 심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습니다. 1년 6개월이나 지난 보도를 두고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할 우려가 있는 내용'이라는 내부 규칙에 끼워 맞춘 것도 납득하기 힘든 주장입니다.

절차적 정당성도 갖추지 못했습니다. 통신심의소위는 현재 5명 위원 가운데 2명이 해촉되어 결원이 발생한 상황입니다. 소위 내부 규칙에 따라 전원 합의가 있어야 의결이 가능하지만, 이번 뉴스타파 안건은 일부 위원이 '각하' 의견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표결로 결정이 이뤄졌습니다. 여권 추천 위원 단 2명의 의사만으로 전례 없는 인터넷 언론에 대한 징계 절차가 개시된 셈입니다.

이번 방심위의 징계 결정에는 정당성을 찾을 수 없습니다. 가짜 뉴스라는 명분을 앞세워 비판적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독립 기구인 방심위까지 미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뉴스타파는 권력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언론 검열에 굴종하고 협력하는 선례를 만들지 않겠습니다.